현장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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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의 재발견 :관찰에서 시작된 문화예술교육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2-11-21 16:15
조회
168

글 안선정_서울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사진 서울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서울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는 서울지역의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좀 더 생생하게 전달하고자 현장기록 및 인터뷰를 연재 중에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 단체가 참여한 2021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은 삶의 주체인 개인과 삶의 기반인 지역을 유기적으로 다루는 것으로,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축척된 경험이 단순한 개인의 예술적 경험에 머무르지 않고문화예술활동의 실천적 참여자로써 문화공동체 활성화에 기여하기를 희망합니다.

 

이로써 함께하는 예술로 이웃 간 낯선 관계를 따뜻이 녹여내고다채로운 예술로 지역에 깃든 다양한 문화 이야기에 상상력을 더하며,

소통하는 예술로 우리가 사는 곳의 고민에 귀 기울여 지역이 회복되길 꿈꿉니다.

본아트랩은 2021 지역특성화에 선정된 신규단체로,

도봉구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양말공장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양말 생산과정에서 발생한 부산물과 폐양말을 활용하여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이어나가고 있는 씨알방학간 현장에서

본아트랩 서희원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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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구에 위치한 씨알방학간에서 버려질 폐양말을 활용하여 인형 만들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Q. <<도봉‘s 삭스클링>>은 어떻게 시작된 프로그램인가요?

A. 제가 2016년에 방학동(도봉구)으로 이사오고 아이와 이렇게 동네를 산책하는데, 굉장히 독특한 장면을 자주 마주쳤어요. 조그마한 골방 같은 곳에서 아주머니 둘 셋이 하하호호 하면서 (양말생산 작업과정 중 후 작업인) 미싱작업이나 실밥제거등의 일들을 하고 계신거예요. 또 보통은 어르신들이 소일거리로 폐지를 줍는다거나 하시잖아요 그런데 방학동은 양말을 자루로 담아가서 정리해오시는 소일거리를 많이 하시더라구요. 그런데 이런 장면을 한 장소, 한 골목이 아니라 동네를 다니면서 여러번 마주하게 됐고, 궁금해지기 시작했죠. 그렇게 전국 양말 생산량의 약 70% 이상을 도봉구에서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양말을 가지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난해부터 아이디어를 가지고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공장 관계자분들을 찾아다니다가 다큐멘터리 3일에도 나가시고 도봉양말협동조합을 만드신 공장장님을 알게 됐죠. 실제로 만나 인터뷰해보니 조합장님의 양말양말 산업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정말 대단했어요. 박물관이나 기획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음에도 나중에는 양말 박물관도 세우고 싶은 큰 꿈까지 가지고 계실 정도였으니까요. 조합장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같이 뭔가를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타이밍이 좋았죠.(웃음) 그 시작이 <<도봉’s 삭스클링>>이 된거예요.ㅎㅎ

 

Q. 서울문화재단 <2021 지역특성화> 사업에 참여하게 계기가 있나요?

A. 양말 공정은 총 9개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양말과 관련해서 제가 처음 마주친 장면은 최종적으로 완성된 양말을 뒤집거나 포장하는, 그중에서도 맨 마지막 공정이었어요. 대부분이 동네 어르신들이 부업처럼 하고 계셨죠. 저는 꼭 공장에서 직접 일을 하고 계신 분들이 아니더라도 이러한 동네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해도 충분히 의미가 있을거라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좀 특수하잖아요. 다른데는 그 정도의 경제 능력에, 나이의 어르신이라면 폐지를 줍는데, 이 동네 분들은 폐지 줍는 분들보다 양말 뒤집는 분들이 더 많은거예요. 그래서 이러한 동네 분위기를 보고 상당히 지역 특수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러한 모습들이 어떻게 보면 이곳의 지역문화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분들을 위한 프로그램를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참여하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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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 한켠에 알록달록한 폐양말들이 쌓여있다. 



Q. 교육대상이 양말공장 관계자라는 점이 독특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상대적으로 좁은 범위의 대상이잖아요. 관계자분들의 참여를 어떻게 이끌어내었나요?

A. 전체프로그램 예산의 40%R&D 과정이었는데요. 연구 중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관계자분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거였어요. 양말제조관련 인력들은 수업에 참여할 시간에 양말 하나라도 더 만들겠다는 입장이셨죠. 그래서 직접 관계자분들을 찾아다니면서 저는 양말과는 상관없는 사람이지만 이 콘텐츠와 역사성이 귀한 것 같다는 것과 예술교육 프로그램으로 잘 만들어서 홍보하고 싶다고도 어필하면서 그렇게 관계를 형성해나갔어요. 그리고 교육대상을 양말공장 관계자분들과 부업을 하시는 동네 아주머니들에게까지 열어뒀어요. 꼭 공장에서 직접 일을 하고 계신 분들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의미가 있을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처음에는 참여자분들 모두 이게 뭐야?’라는 반응이셨는데, 지금은 여기 오는걸 무척 재미있어하세요.ㅎㅎ

 

Q. 양말공장 관련 참여자 외에 일반참여자 모집하는 건 어렵지 않으셨나요?

A. 크게 어렵지는 않았던거 같아요. 평범하게 신청하시는 주민분들인 줄 알았는데 모집이 끝나고 보니 참여자의 절반 정도는 생활 공예를 하시는 분들이었어요. 이미 이런 교육이나 워크숍 활동에 관심이 많아서 검색해서 오시는 분들로 양말목이라고 양말생산에서 나오는 폐섬유를 이용한 공예강사로 활동하시고 계시더라구요. 그리고 서울문화재단 예술교육플랫폼에서 모집 포스터를 업로드 하자마자 그날 바로 연락들이 오기 시작했고, 그래서 저희는 참여자 모집 홍보도 편했어요. 문의 주신 분들은 저희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도봉구 양말공장에도 대해서 궁금한 점이 많으셨는데, 저희보다도 훨씬 실력 좋으신 기획자분들, 공예하시는 분들이 관심을 주셔서 이런 관심도 신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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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여자들이 각자 원하는 모양의 양말을 선택해 열심히 인형을 만들고 있다.

 

Q. 이번 <2021 지역특성화> 참여를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서울문화재단 지역 특성화 사업에 참여하다 보니 좋은 관심이 확실히 늘었어요. 앞서 제가 이야기한 인형극이나 지역축제와 같은 것들, 저는 그거를 꼭 내가 낸 아이디어니까 내가 다 해야 해 그러진 않아요. 저는 또 어디서도 제가 할 역할을 찾아낼 수 있는 자신은 있어요. 그래서 제발 누구든 양말 콘텐츠로 문화사업들을 많이 해줬으면 좋겠어요. 양말공장이 저는 정말로 도봉구의 특성을 나타내주는 좋은 콘텐츠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관련해서 아카이빙하고, 역사 진짜로 무슨 박물관 같은 걸 만들어서 양말 그 기계들을 전시도 하고 관계자들 인터뷰도 막 쌓아놓고 하고 싶어요. 정말 1세대분들은 이제 정말 나이가 너무 많으시니까 그렇게 진짜 오래된 분들의 이야기들 이런 것들을 아카이빙 하는 게 그게 오히려 생활문화 박물관에 들어가야 할 얘기인 것 같아요.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해요.

A. 제가 전공은 미술이고 극단에서 연극 기획하는 것부터 예술기획과의 인연을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대학원에서 문화정책을 공부하고, 전통 연희 기획도 해보고 이렇게 저렇게 다양한 장르를 경험했어요. 그리고 이번에 양말을 콘텐츠로 예술교육 사업에 참여하면서 이런 생각이 드는 거죠. 도봉구의 이 양말을 가지고. 예를 들면 뮤지컬 빨래처럼 그 시대를 표현한 이 동네의 성인극을 만들어도 괜찮겠다. 그리고 지금처럼 양말 가지고 인형 만들기 교육을 하고, 이 양말들로 아이들을 위한 아동극을 만들어도 좋겠다. 이런 생각들이요. 지금의 일과 전에 저의 일들이 엮이는 거죠.

그리고 저희 단체가 좋은 선례가 돼서 또 다른 지역의 단체들이 해보진 않았지만, 우리도 해볼 수 있겠는데!’ 이런 생각을 각 지역에서 갖게 되고, 더 많은 예술인, 교육자들이 재미있는 예술교육에 도전하고, 또 일궈냈으면 좋겠어요.